죽비소리 41

심지/홍길주

심지/洪吉周 公州膩觸 國中之有名稱者 (공주니촉 국중지유명칭자) 其淨潔明徹 無異寶珠 (기정결명철 무이보주) 近有見遣者 燃以炤書 (근유견유자 연이소서) 昏不可辨其行墨 挑之彌暗 剔之愈翳 (혼불가변기행묵 도지미암 척지유예) 細察之 取膩非不潔也 造燭非不精也 (세찰지 취니비불결야 조촉비불정야) 燒短非不遲也 直孼由心莖之麤耳 (소단비불지야 직얼유심경지추이) 始悟心粗者 雖有好材具 不可以察事物 (시오심조자 수유호재구 불가이찰사물) /洪吉周(1786-1841)의 睡餘演筆中에서 * * 공주의 초는 나라에서 유명한 것이다. 그 정결하고 투명함이 보배론 구슬과 다름없다. 근래 누가 보내준 것이 있길래 밝혀서 책을 비추었더니 어두워 글씨를 분간할 수 없었다. 돋울수록 더 어두워지고 파낼수록 점점 흐려졌다. 가만 살펴보니 기름도 깨..

죽비소리 2022.12.22

俗物/송시열

古有欲要民譽 而實則瀆貨者 (고유욕요민예 이실칙독화자) 嘗揭榜於門曰 (상게방어문왈) 某日是余生日 愼勿有獻也 (모일시여생일 신물유헌야) 旣而會邑人 以白鷺爲題 而使各賦詩 (기이회읍인 이백로위제 이사각부시) 蓋欲稱其潔也 (개욕칭기결야) 一人輒吟曰 (일인첩음왈) 飛來疑是鶴 下處却尋魚 (비래의시학 하처각심어) /宋時烈(송시열, 1607~1689) 㓇川郡二罔齊記(옥천군이망제기) 엣날에 백성의 기림을 받고자 하나 실은 재물을 탐하는 자가 있었다 일찍이 문에다 방을 내걸엇다 아무 날은 내 생일이니 삼가 선물을 바치지 말도록 하라 이윽고 고을 사람을 모아놓고 백로를 제목삼아 각각 시를 짓게 하였다 대개 그 결백함을 칭송케 하려 함이었다 한사람이 문득 읊었다 날아올 젠 학인가 여겼더니만 내려앉아 오느새 고기를 찾네 마음은 ..

죽비소리 2022.12.20

共樂/박제가

(난초과)복주머니란/경남(2015/05/10) 共樂 / 박제가 秋陽照室 展卷遊神 추양조실 전권유신 觀其花木之幽深 관기화목지유심 烟水之縈紆 인수지영우 新林嘉石之窈窈 신림가석지요요 與夫開樽拓窓之人焉 여부개준척창지인언 噫! 安得與斯人共享此樂也 희! 안득여사인공향차락야 가을 볓이 방에 비친다. 그림을 펼쳐놓고 정신으로 노닌다 그림속에는 꽃나무가 그윽히 깊고 안개 낀 강물은 둘레를 감돈다. 봄숲에 아름다운 바위는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속에서 술동이를 놓고 들창을 열고 있는 사람을 본다. 아~! 어찌해야 이 사람과 더불어 이 즐거움을 함께 누려볼거나 /박제가(1750~1805)의 제문형산화첩후발 가을볓이 슬그머니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책상위가 환하다. 그림 족자를 그 위에 펼쳐놓고 빠져드는 달콤한 상상 ..

죽비소리 2019.0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