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外樣

몽블랑* 2013. 10. 1. 14:50
 
外樣 / 김득신의 終南叢志

相馬失之瘐 (상마실지유) 相士失之貧 (상사실지빈)

말을 살핌은 비쩍 마른데서 놓치게 되고 선비를 알아봄은 가난에서 실수가 생긴다.

삼국사기 온달전을 보면 처음 온달이 말을 살때에 공주가 이렇게 말한다. "삼가 시장 사람의 말은 사지 마시고, 나라말로 병들어 비쩍 말라 쫒겨난 놈을 고른뒤에 그놈을 사십시요"

겉보기에 살찌고 번드르한 말은 시장사람의 말이다. 병들어 비쩍 말라 뼈가 다 드러난 말은 나라의 마굿간에 있다가 병들어 쫒겨난 말이다. 하지만 혈통이 다르다.

시장 사람 말은 기껏해야 마차 끄는데나 쓸 수 있지만, 전장에 나가 싸우는 장수의 말이 될 수는 없다. 세상에 천리마가 없었던 적은 없었다. 다만 그것을 알아보는 백락(佰樂)이 없었을 뿐이다.

혈통 좋은 천리마도 기르는 사람을 잘못 만나면 비루먹어 병든 말이 된다. 겉만 보고는 잘 알 수가 없다. 비쩍 말랐다고 사람들이 거들떠보지도 않은 말 속에 명마가 있다. 꾀죄죄한 행색 때문에 눈길 한번 받지 못하는 가난한 선비 가운데 숨은 그릇이 있다.

하지만 우리 눈은 언제나 껍데기만 쫒아다닌다. 번드르한 겉모습에 번번히 현혹된다. 본질을 꿰뚫어 보지 못한다. /鄭珉의 죽비소리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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