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13

愛妾(애첩)처럼 떠나는 2月

눈사람/덕유산 설천봉 레스토랑 뒤뜰에서(2008/11/30) 愛妾(애첩)처럼 떠나는 2月 / 황진이 2월은, 속저고리 바람으로 겨울 끝자락에 살폿 안겼다가 줄장미 곁가지 초록 꽃물 올려 놓고 3월 본처에 밀려 나고 있다. 작고 앙증맞아 품안에 쏘옥,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해맑은 미소가 앵두처럼 붉은 2월은, 계절과 계절사이 애첩처럼 앉았다가 떠날 때를 미리 알고 소슬대문 넘어 버선발로 살 걸음 내딛는다. 대청마루 풍경소리 시린 눈으로 바라보면 먼산 아지랭이 속으로 아롱대며 애첩처럼 떠나는 2월

옛글 2019.02.03

마음이 곧 주인

자금우/서해안(2018/12/31) 마음이 곧 주인 / 원감국사 여러분들 중에는 말일세 모양도, 색깔도, 냄새도 없으니 도대체 있지도 않은 마음을 어떻게 닦느냐고 생각하는 분들도 계실 것이네 그러나 마음은 분명히 있는 것이니, 저기 저 나뭇가지를 보시게. 저 나뭇가지가 흔들리는 까닭은 어디에 있겠는가? 바람이 부니 그래서 흔들리는게 아니냐고? 허면 바람이 여러분들 눈에는 보이시는가? 왜 대답이 없는가? 그것 보시게 바람은 형체도 없고 빛깔도 없어서 손에 잡히지도 아니하고 눈에 보이지도 아니하지만 나뭇가지가 저렇게 흔들리는 것을 보면 바람은 분명 있는 것이지 사람의 마음도 바람과 같다네 비록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지만 분명히 있고 그 마음이 시키면 시키는대로 사람이 움직이니 이는 마치 바람이 나뭇가지를 흔드..

옛글 2019.01.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