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이것과 저것

몽블랑* 2013. 10. 1. 13:27

이것과 저것

物之不在我者 望而指之曰彼 其在我者 覺而覜之曰斯

斯者我之所已得身至者也 然苟我之所至 有不足以滿吾願者 其志不能不慕可以滿者 望而指之曰彼 此天下之通患也

地體渾融 四嚮坤順 則天下莫隆於吾坐之處也 然民猶陟崑崙登衡霍 以求高者矣

往不可追 來不可期 則天下莫樂於時受之境也

然民猶有渴軒駟焦田野 以求歡者矣 汗流脅息 終身迷惑 惟彼是望 而不知斯之可享也 久矣 /茶山의 於斯齊記에서

내게 없는 물건을 바라보고 가리키며 "저것"이라한다. 내게 있는 것은 깨달아 굽어보며 "이것"이라 한다.

"이것"은 내가 내 몸에 이미 지닌 것이다. 하지만 보통 내가 지닌 것은 내 성에 차지 않는다. 사람의 뜻은 성에 찰 만한 것만 사모하는지라 건너다보며 가리켜 "저것"이라고만 한다. 이는 천하의 공통된 근심이다.

지구는 둥글고 사방 땅덩어리는 평평하다. 천하에 내가 앉아 있는 곳보다 높은 곳이 없다. 그런데도 백성들은 자꾸만 곤륜산을 오르고 형산과 곽산을 오르면서 높은 것을 구한다.

가버린 것은 좇을 수 없고 장차 올 것은 기약하지 못한다. 천하에 지금 눈앞의 처지만큼 즐거운 것이 없다.

하지만 백성들은 오히려 높은 집과 큰 수레에 목말라하고 논밭에 애태우며 즐거움을 찾는다. 땀을 뻘뻘 흘리고 가쁜 숨을 내쉬면서 죽을때까지 미혹을 못 떨치고 오로지 "저것"만을 바란다. 하여 "이것"이 누릴 만한 것임을 잊은 지가 오래되었다. /정민의 다산어록청상中 於斯齊記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