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글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

몽블랑* 2013. 10. 1. 16:30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초의선사(草衣禪師) 

어제밤에 뜬 보름달은 참으로 빛났다. 그 달을 떠서 찻잔에 담고 은하수 국자로 찻물을 떠 차 한잔에 명상한다. 뉘라서 참다운 차(茶)맛을 알리요 달콤한 잎 우박과 싸우고 삼동(三冬)에도 청정(淸淨)한 흰 꽃은 서리를 맞아도 늦가을 경치를 빛나게 하나니 선경(仙境)에 사는 신선(神仙)의 살빛 같이도 깨끗하고 염부단금(閻浮壇金)같이 향기롭고도 아름다워라.

*(註) 염부단금(閻浮檀金) 염부수(閻浮樹) 숲 속을 흐르는 강바닥에서 나는 사금. 적황색에 자주빛을 띠고 있어서 가장 고귀한 황금으로 평가되었다.

초의선사(草衣禪師 1786-1866)는 조선 후기의 대선사로서 우리나라 다도를 정립한 분이다. 그래서 다성(茶聖)이라 부른다.

다산 정약용(1762∼1836), 소치 허련(1809∼1892), 그리고 평생의 친구되는 추사 김정희(1786∼1856) 등과 폭넓은 교류를 가졌는데, 다산은 동다기(東茶記)를 쓰고, 초의는 동다송(東茶頌)을 지으며 우리 토산차를 예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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