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文章

몽블랑* 2013. 10. 1. 14:53

文章 / 박지원의 答京之之二

朝起綠樹蔭庭 (조기록수음정) 時鳥鳴嚶 (시조명앵) 擧扇拍案胡叫曰(거선박안호규왈) 是吾飛去飛來之字 (시오비거비래지자) 相鳴相和之書 (상명상화지서) 五采之謂文章 (오채지위문장) 則文章莫過於此 (칙문장막과어차) 今日僕讀書矣 (금일복독서의)

아침에 일어나니 푸른 나무 그늘진 뜨락에서 이따금 새가 지저귄다. 부채를 들어 책상을 치며 외쳐 말했다. 이것은 내 날아가고 날아오는 글자이고 서로 울고 서로 화답하는 글이로다. 오색채색을 문장이라고 한다면 문장으로 이보다 나은 것은 없다 오늘 나는 책을 읽었다.

글자에 머리를 처박는 것은 독서가 아니다. 책장을 한장 한장 넘긴다고 책 읽은 것이 아니다.

내 잠든 정신을 깨우지 못하고 내 삶에 기쁨이 되지 못하는 독서는 독서가 아니다.

쓸모 없는 지식, 죽은 정보는 읽지 않느니만 못하다.

아침 출근길의 짧은 일별(一瞥), 이전에 무심히 지나치던 사물과의 느닷없는 만남, 잘 알고 있다고 믿었던 것에서 발견하는 낯섦, 아니면 아침에 들창을 열었을때 내 귀를 울리던 새소리의 새삼스런 감동, 이런 것들이 진짜 독서다.

책은 도서관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어 지식을 얻듯 세계와 만나 깨달음을 얻는다면, 그것이 진짜 독서다.

책은 우주다.

세계는 책이다.

우주 만물은 하나하나가 열려진 텍스트다.

거기에 적힌 의미의 정수를 빨아들일 수 있는 사람은 훌륭한 독서가다. 책을 읽어 삶이 향상될 수 없다면 그런 책은 읽어 무엇 하겠는가? /정민의 죽비소리中 독서편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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