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處世法

몽블랑* 2013. 10. 1. 14:55

處世法 / 심의(沈義,1475-?)(醉書)

藏鋒處世如多譎 (장봉처세여다휼) 攘臂逃名亦近殃 (양비도명역근앙) 老大始知閑活計 (노대시지한활계) 欲將身世臥桑鄕 (욕장신세와상향)

예봉 감춰 세상 처함 속임수 많은 게요 팔뚝 걷고 이름 숨김 또한 재앙 가깝다네. 늙어서야 비로소 편히 사는 꾀를 아니 장차 이 몸 상향(桑鄕)에 눕히고자 하노라.

날카로움을 감추고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어찌 보면 속임수로 한 세상을 건너가겠다는 뜻이다. 울뚝불뚝한 성질을 감추지 못해 걸핏하면 팔뚝을 걷으면서 한편으로 이름을 감춘다고 말하고 다니는 것은 재앙을 불러들이는 일이다.

팔뚝을 걷으면서 세상에 살 수도 없고, 예봉을 감추고 이름마저 감출 수도 없다면 어찌해야 하는가? 이 둘 사이의 엇갈림이 이제 나이 들어 한 걸음 물러나 세상을 바라보니 비로소 바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저 뽕나무 치는 시골 마을에 들어가 감출 예봉도 없이 팔뚝을 걷어 부칠 분노도 잊고 그저 그렇게 한가롭게 살아가면 되는 것을. 그동안 나는 나를 너무 무겁게 대접했었다.

律已宜帶秋氣 處世宜帶春氣 율이의대추기 처세의대춘기라

자신을 다스림은 마땅히 가을 기운을 띠어야 하고 처세는 의당 봄 기운을 띠어야 한다란 말이 있습니다.

나 자신에게는 가을 바람처럼 매섭고 엄격하게 남에게는 봄바람처럼 화창하고 따스하게 대하라는 말입니다만 우리는 자주 그리고 자꾸 반대로 행하는 일이 많습니다. 오늘 화창한 봄날의 따스함을 나 아닌 남에게 주는 하루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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