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平生

몽블랑* 2013. 10. 1. 14:54
 
平生 / 李元翼

吾平生見利思恥 (오평생견이사치) 事不辭難 (사불사난) 行不苟容 (행불구용)

欲寡其過 (욕과기과) 而末能也 (이말능야)

人心如鑑照物 (인심여감조물) 能見於幾微 (능견어기미) 趨捨必決者明也 (추사필결자명야)

勇生於明 (용생어명) 明則不惑 (명칙불혹) 不惑則不動 (불혹칙부동)

나는 평생 이익을 보면 부끄럽지 않을까 생각했고 일은 어렵다고 사양하지 않았다. 행동은 구차하게 용납되려 하지 않았다.

허물을 적게 하려고는 했지만 잘되지는 않았다.

사람의 마음은 거울이 물건을 비추는 것과 같아 능히 사소한 기미도 볼 수가 있다. 취하고 버림을 반드시 결단하는 것은 밝은 것이다.

밝으면 미혹되지 않는다. 미혹되지 않으면 흔들리지 않는다.

이원익(李元翼 1547~1634)이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한 말이다.

나는 내게 이익이 돌아올 때 앞뒤 가리지 않고 덥석 물지 않았다. 혹 이 작은 이익이 훗날 내게 큰 부끄러움이 되지 않을까? 과연 정당한 이익인가? 이런 생각을 했다.

내게 어떤 일이 맡겨지면 어렵고 성가신 일이라도 마다 않고 최선을 다했다. 일이 생기면 반드시 정면으로 돌파했다.

잔꾀를 부려 구차스럽게 모면할 생각은 지녀본 적이 없다. 허물없는 삶을 살고자 평생 노력했지만 돌아보건대 그렇지는 못했다. 그것을 부끄러워한다.

마음의 거울에 비추어 취하고 버림에 준엄하였다. 내 마음을 내가 믿으니 용기가 생겨나고 의심하거나 동요됨이 없어 뚜벅뚜벅 가야 할 길을 갈 수 있었다. 흐린 마음에서는 용기가 생겨나지 않는다. 마음에 미혹함을 지녔기 때문이다. 미혹하면 일마다 흔들리고 곳곳에서 우왕좌왕하게 된다.

옛사람의 글을 읽다가 이런 언급을 보면 공연히 주눅이 든다.

나는 어떤가?

작은 이익을 앞에 두고서도 공연히 가슴이 두근거리며 마치 대단한 좋은 일이 생긴 것 같다.

어려운 일 앞에서는 모면할 궁리부터 한다. 선택의 기로에서 자주 우유부단하며 하루에도 마음이 수십번씩 이랬다 저랬다한다.

무언가 보람의 땀을 흘리자 결심해 놓고도 손익결산을 미리 내어 보는 얄팍함을 떨치지 못한다. 몸이 내 마음을 따라 주지 않을 때 누구를 위함인가를 계산하게 된다.

마음이 안으로 향하지 않고 자꾸 바깥만 기웃거린다. 편안한 길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아니라면 더욱 마음은 바깥을 향하게 된다.

李元翼님의 글을 읽으며 오늘 내 마음에 채찍을 놓아 본다. /정민의 죽비소리(持身 : 몸가짐은 마음가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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