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請茶

몽블랑* 2013. 10. 1. 14:51

吾則不欲見師 亦不欲見師書   (오칙불욕견사 역불욕견사서) 
唯於茶緣 不忍斷除 不能破壞  (유어다연 불인단제 불능파괴)
又此促茶 進不必書               (우차촉다 진불필서) 
只以兩年積逋竝輸 無更遲悟可也  (지이양년적포병수 무경지오가야) 
不然馬助喝 德山棒 尙可承當  (불연마조갈 덕산봉 상가승당) 
此一喝 此一棒 數百千劫 無以避躱耳  (차일갈 차일봉 수백천겁 무이피타이) 
都留不式            (도류불식)
/請茶 : 추사 김정희의 與艸衣(여초의)

나는 스님은 보고 싶지도 않고 스님의 편지 또한 보고 싶지 않소

다만 차에 얽힌 인연만은 차마 끊어 없앨 수가 없고 바수어버릴 수도 없구려

이에 또 차를 내놓으라고 재촉하니 편지는 쓸 것 없고

다만 두해동안 쌓인 빚을 한꺼번에 보내되 다시 지체하거나 어긋남이 없어야 할 것이오

그렇치 않으면 마조 스님의 꾸짖음과 덕산 스님의 몽둥이를 받아 마땅할 것이외다.

이 한번의 꾸짖음과 이 한방의 몽둥이는 수백 수천겁이라도 피할 길이 없을 것일세

다 미루고 예는 갖추지 않네

추사가 초의선사에게 보낸 수십통의 편지중의 하나다.

몇번 편지를 보내도 쓰다달다 말이 없자 괜스레 호통겸 해서 보낸 편지다.

"몇번 편지에도 종내 답장이 없는 걸보니 이젠 아예 내가 보기도 싫은게로군. 나보기 싫은 거야 당신 마음이니 어쩔 수가 없고

당신이 들여놓은 차 마시는 습관만은 책임지시게. 인이 박혀 도무지 차를 마시지 않고는 정신이 들지 않으니 하는 말일세.

답장은 받고 싶지도 않고,

잘 말린 차나 작년치까지 쳐서 곱쟁이로 보내게. 이건 부탁이 아니라 명령일세.

만일 이번에도 아무 소식이 없다면 저 마조 스님의 꾸짖음과 덕산스님의 몽둥이 세례를 받게 될 것이야.

차를 내게 주지 않고서 이 몽둥이와 이 엄청난 꾸짖음을 피할 생각을 마시게.

아~! 목이 타는구만.

도무지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아."

다음 편지를 보면

초의는 인편에 편지와 차를 보내오는데 추사가 그 차를 받아들고 쓴 편지는 이렇다 "느닷없이 배달하는 인편으로 편지와 차포를 받았소. 차의 향기에 감촉되어 문득 눈의 열림을 깨닫겠구려 편지가 있는지 없는지는 살펴보지도 않았다네." /鄭珉의 한문학 죽비소리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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