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俗物/송시열

몽블랑* 2022. 12. 20. 12:54

古有欲要民譽 而實則瀆貨者 (고유욕요민예 이실칙독화자)

嘗揭榜於門曰 (상게방어문왈)

某日是余生日 愼勿有獻也 (모일시여생일 신물유헌야)

旣而會邑人 以白鷺爲題 而使各賦詩 (기이회읍인 이백로위제 이사각부시)

蓋欲稱其潔也 (개욕칭기결야)

一人輒吟曰 (일인첩음왈)

飛來疑是鶴 下處却尋魚 (비래의시학 하처각심어)

/宋時烈(송시열, 1607~1689) 㓇川郡二罔齊記(옥천군이망제기)

 

엣날에 백성의 기림을 받고자 하나 실은 재물을 탐하는 자가 있었다

일찍이 문에다 방을 내걸엇다

아무 날은 내 생일이니 삼가 선물을 바치지 말도록 하라

이윽고 고을 사람을 모아놓고 백로를 제목삼아 각각 시를 짓게 하였다

대개 그 결백함을 칭송케 하려 함이었다

한사람이 문득 읊었다

날아올 젠 학인가 여겼더니만 내려앉아 오느새 고기를 찾네

 

마음은 가볍게 두손은 무겁게

에전 군대시절 제 상관 이야기라며 웃던 후배 얼굴이 생각난다

생일인데 선물하지 말란 말은 하지 않으면 가만두지 않겠다는 말이다

옆구리 찔러 절 받자는 수작이다

그런데도 선물하는 것은 그 사람의 마음이고

나는 받지 않으려 했는데 굳이 하니 어쩔 수 없이 받은 것으로 하겠다는 속셈이다

이 마음이 백로와 같이 고결하지 않느냐고 하자 대번에 툭 쏘았다

멀리서 뵈올 적에는학처럼 고결하신 분인가 했더니

자리를 잡자마자 먹을 것부터 챙기시는군요

입맛이 쓰다

속물은 어딜 가나 속물이다

 

 



Children's Waltz / Michael Hop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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