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共樂/박제가

몽블랑* 2019. 1. 23. 00:00
 

(난초과)복주머니란/경남(2015/05/10)

共樂 / 박제가

秋陽照室 展卷遊神 추양조실 전권유신

觀其花木之幽深 관기화목지유심

烟水之縈紆 인수지영우

新林嘉石之窈窈 신림가석지요요

與夫開樽拓窓之人焉 여부개준척창지인언

噫! 安得與斯人共享此樂也 희! 안득여사인공향차락야

 

가을 볓이 방에 비친다.

그림을 펼쳐놓고 정신으로 노닌다 그림속에는 꽃나무가 그윽히 깊고 안개 낀 강물은 둘레를 감돈다.

봄숲에 아름다운 바위는 그윽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그속에서 술동이를 놓고 들창을 열고 있는 사람을 본다.

아~! 어찌해야 이 사람과 더불어 이 즐거움을 함께 누려볼거나

/박제가(1750~1805)의 제문형산화첩후발

 

 

가을볓이 슬그머니 방안으로 들어와 앉는다.

책상위가 환하다.

그림 족자를 그 위에 펼쳐놓고 빠져드는 달콤한 상상 그림 속 봄 숲엔

신록의 기운이 풋풋한데 숲속 작은 집은 꽃나무에 묻혀 있다.

그 앞으로 강물은 집을 감돌아 흘러간다.

 

바위는 고즈넉하다.

작은 집 들창 안, 오두마니 앉아 있는 한 사람이 있다.

그 앞에는 술동이가 하나 놓여 있겠지.

내 방으로 슬그머니 걸어 들어오던 가을 햇살처럼 나도 그림속 그의 방안으로 놀러가고 싶다.

아~! 이 고마운 가을 날,

함께 별바라기하며 한잔 술 나눌 친구 한두세시간쯤 아무말없이 앉았다 올 수 있는 친구

그런 친구는 어디에 있나?

/정민의 죽비소리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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