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得宜

몽블랑* 2013. 10. 1. 18:38
 
득의(得宜)/이자현(李資玄, 1061-1125)

鳥樂在於深林 (조락재어심림) 魚樂在於深水 (어락재어심수) 不可以魚之愛水 (불가이어지애수) 徙鳥於深淵 (사조어심연)

不可以鳥之愛林 (불가이조지애림) 徙魚於深藪 (사어어심수) 以鳥養鳥 (이조양조) 任之於林藪之娛 (임지어림수지오)

觀魚知魚 (관어지어) 縱之於江湖之樂 (종지어강호지락) 使一物不失其所 (사이물불실기소) 群情各得其宜 (군정각득기의)

새의 즐거움은 깊은 숲 속에 있고, 물고기의 즐거움은 깊은 물에 있다. 물고기가 물을 사랑한다고 해서 새까지 깊은 못으로 옮겨서는 안된다.

새가 숲을 사랑함을 가지고 물고기마저 깊은 숲으로 옮겨서도 안된다. 새로써 새를 길러 숲속의 즐거움에 내맡겨두고,

물고기를 보고 물고기를 알아 강호의 즐거움을 제멋대로 하도록 놓아두어, 한 물건이라도 있어야 할 곳을 잃지 않게 하고, 모든 것이 제각기 마땅함을 얻도록 해야 한다.

나를 제발 내버려 두어다오. 숲에서 마음껏 노래하는 새처럼, 물 속에서 뛰노는 물고기처럼 기쁘게 살고 싶다.

나를 상관하지 말아다오. 깊은 숲이 좋지 않냐고 물에서 물고기를 건져내 땅위에 두는 일, 물 속의 즐거움을 함께 누리자며 새를 물속에 집어넣는 일, 그런 일은 이제 너무 지겹다.

새는 창공에서 놀고, 물고기는 물 속에서 논다. 나는 공부하며 놀고, 누구는 노래하며 놀며, 누구는 돈을 세며 논다.

나 아니면 안된다고 끌어들이지 말아다오. 이번 한번만이라고 말하지 말아다오. 티끌세상 그물은 질기기만 해, 소박한 삶을 누리고픈 소망조차 이제는 너무 사치스런 꿈이 되어버렸구나. /鄭珉(정민)의 竹篦(죽비)소리中에서

'죽비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輕薄  (0) 2013.10.01
忍饑  (0) 2013.10.01
登山  (0) 2013.10.01
自警  (0) 2013.10.01
心醉  (0) 201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