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달빛과 산빛

몽블랑* 2013. 10. 1. 08:31

 달빛과 산빛 / 崔沆(최항)의 絶句

滿庭月色無煙燭 (만정월색무연촉) 入座山光不速賓 (입좌산광불속빈) 更有松絃彈譜外 (갱유송현탄보외) 只堪珍重未傳人 (지감진중미전인)

뜨락 가득 달빛은 연기 없는 등불이요 자리 드는 산빛은 청치 않은 손님일세 솔바람 가락은 악보밖을 연주하니 보배로이 여길뿐 남에겐 못 전하리

뜨락에 달빛이 흥건하다. 대낮같다. 자리를 깔고 앉으니 청한 일 없는 청산이 슬그머니 엉덩이를 걸치며 자리로 든다. 달빚 등불을 밝히고 마주 앉은 손님도 있으니 잔치의 구색이 갖춰진 셈인데 풍악이 없을 수 없다. 겅중겅중 솔가지 사이로 바람이 지나면서 악보로는 잡을 수 없는 가락을 들려준다. 산속의 호젓한 삶이지만 이런 뜻밖의 기쁨이 있다. 이 보배로운 기쁨을 남에게도 알려주고 싶지만 나는 아직 그 방법을 모르겠다. 말해주어 봤자 그들은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할테니 말이다. /정민의 한문학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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