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夢魂

몽블랑* 2013. 10. 1. 08:48

夢魂(몽혼) / 李玉峯(이옥봉)

近來安否 問如何 (근래안부 문여하) 月到紗窓 妾恨多 (월도사창 첩한다) 若使夢魂 行有跡 (약사몽혼 행유적) 門前石路 半成沙 (문전석로 반성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신지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만일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테지요

조선시대 여류시인 李玉峯(1550~1600?)의 몽혼(夢魂)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꿈의 혼백이란 의미가 심상치 않다. 만나지 못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통 소식 접할 길이 없다. 단지 글로나마 인사를 여쭙는다.잘 지내고 계시죠? 하지만 잠은 오지 않고 달빛이 흐붓하게 내리비치는 창가에서 잠 못 드는 저는 한(恨)스러운 마음 달랠 수 없습니다. 그런 제 자신이 야속하고 서럽기만 합니다.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만일 꿈속의 넋이 당신 집 앞을 서성거렸던 흔적을 남길 수만 있었다면 아마 문 앞의 돌들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겠지요. 그만큼 제 영혼은 늘 당신을 찾았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시는지요?

'한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知之爲知之  (0) 2013.10.01
詠雪  (0) 2013.10.01
足不足(만족과 불만족)  (0) 2013.10.01
忘憂草  (0) 2013.10.01
七步詩  (0) 2013.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