夢魂(몽혼) / 李玉峯(이옥봉)
近來安否 問如何 (근래안부 문여하)
月到紗窓 妾恨多 (월도사창 첩한다)
若使夢魂 行有跡 (약사몽혼 행유적)
門前石路 半成沙 (문전석로 반성사)
요사이 안부를 묻노니 어떠신지요?
달 비친 사창(紗窓)에 저의 한이 많습니다.
만일 꿈속의 넋에게 자취를 남기게 한다면
문 앞 돌길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을테지요
조선시대 여류시인
李玉峯(1550~1600?)의 몽혼(夢魂)이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꿈의 혼백이란 의미가 심상치 않다.
만나지 못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다.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통 소식 접할 길이 없다.
단지 글로나마 인사를 여쭙는다.잘 지내고 계시죠?
하지만 잠은 오지 않고 달빛이 흐붓하게 내리비치는 창가에서
잠 못 드는 저는 한(恨)스러운 마음 달랠 수 없습니다.
그런 제 자신이 야속하고 서럽기만 합니다.
당신을 향한 제 마음을 어찌할 수 없습니다.
만일 꿈속의 넋이 당신 집 앞을 서성거렸던 흔적을 남길 수만 있었다면
아마 문 앞의 돌들이 반쯤은 모래가 되었겠지요.
그만큼 제 영혼은 늘 당신을 찾았습니다.
그런 제 마음을 아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