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비소리

利害

몽블랑* 2013. 10. 1. 08:33

개구리는 시내나 도랑에서 나는데
꼭 계단이나 뜰 사이에 숨는다.
닭들이 마구 뒤져 잡히기만 하면 죽는다.
나는 말한다.
왜 수풀 사이에 가만있지 아니하고
인가에 가까이 와서 재앙을 면치 못하는 것일까?
생각컨대 사람 가까운 곳에는 땅이 기름지고
벌레가 많으니 개구리는 벌레를 쫒아온 것이었다.
아! 이로움이 있으면 해가 뒤따른다는 말을 이에 있어 경험할 수 있겠다.

蛙生溪瀆 必藏於階庭之際 群鷄恣索得便致命 翁曰 : 何不任在林藪之間 輒來近人家 而禍殃之不免哉! 意子 近人則土沃 土沃則蟲繁 蛙所以逐蟲至也 噫! 有利則害隨 於此可驗 /李瀷(1681-1763)의 觀物篇

저 있어야 할 데 안 있고 딴 데를 기웃거리다 목숨을 재촉한다. 인가 근처의 많은 벌레는 개구리에게 탐나는 먹이지만 닭들에게는 개구리가 더없는 먹이다. 벌레를 얻으려면 목숨을 담보해야 한다. 하지만 개구리는 눈앞의 이익에 팔려 앞뒤 가리지 못하고 죽을 땅으로 뛰어든다. 한두 끼의 배부른 식사와 목숨을 바꾸고 만다. 이익이 있는 곳에는 항상 예기치 못한 해로움이 기다리고 있다. 얻고 잃는 즈음에 손익의 계산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 일이 가져다주는 이로움이 이 일로 말미암아 일어날 수 있는 해로움을 감수할 가치가 있는가? 세상에도 인간 개구리가 너무 많다. /鄭珉의 죽비소리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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