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4만명 빅데이터 분석· 허리둘레의 건강학
허리둘레에 비례해서 당뇨병·고혈압 위험도 커져
男 35.4인치, 女 33.5인치부터 복부비만 관련 질병 위험그룹… 한국인 4~5명 중 1명꼴 해당
당신의 허리둘레는 착하십니까.
혹시 온종일 컴퓨터에 앉아 있고,
바쁜 일상에 허겁지겁 식사를 하며,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운동을 제대로 못 하는 탓에
나이 먹을수록 허리띠 구멍이 하나씩 뒤로 점점 밀리고 있지는 않나요?
지난해 건강한 삶 9988 프로젝트 '나트륨 적게 먹기' 기획 시리즈로
전국에 소금기를 빼며 싱겁게 먹기 바람을 일으킨 조선일보가
2014년 새해 9988 프로젝트로 여러분의 뱃살을 줄여 드리고자 합니다.
그 '1부 허리둘레 5㎝(2인치·inch) 줄이기' 편을 통해
심혈관질환과 내분비질환,
암 발생 위험까지 높이는 각종 질병의 몸통인
'복부 비만'을 확 빼는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려 합니다.
◇허리둘레는 질병 발생 예측 지표
5000만 전 국민이 가입한 국민건강보험 진료 전산 데이터를 분석하면
한국인은 어떤 상태에서 무슨 질병에 걸리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
이른바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한 예측 의학이다.
빅데이터는 디지털 환경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엄청난 양의 정보 체계를 말한다.
/그래픽=김충민 기자
그렇다면 현재의 허리둘레를 갖고 질병 발생 위험도를 알아볼 수 있을까.
동국대 의대 가정의학과 오상우 교수팀은
지난 2008년 건보공단 검진을 통해 허리둘레를 측정해놓은
20세 이상 성인 14만1168명의 기록을 추적했다.
개인의 신원은 익명으로 진행된 조사였다.
오 교수팀은 그들이 2012년 말까지 즉 향후 5년 동안,
측정 당시 허리둘레에 따라 당뇨병·고혈압·고지혈증 3대 뱃살 병에 얼마나 걸렸는지 추적하고,
그에 따른 질병 위험도를 분석했다.
이들은 허리둘레 측정 당시 복부 비만과 관련된 질병이 없던 사람들이었다.
분석 결과,
허리통이 크면 클수록 뱃살 병 위험도는 거기에 정확히 비례해 높아졌다.
허리둘레 80㎝(31.5인치)인 사람은 70㎝(27.6인치)인 사람보다 5년 내 당뇨병이 발생할 위험이 1.62배 높았다.
허리둘레 95㎝(37.4인치)는 3배, 104㎝(40.9인치)는 5배가 넘었다. 고혈압·고지혈증도 유사한 패턴을 보였다.
◇한국인 4~5명 중 한 명이 '뱃살 질환' 그룹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복부 비만 관련 질병 위험도는 남자는 90㎝(35.4인치)부터,
여자는 85㎝(33.5인치)부터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남자 5명 중 한 명(22%)이 그 그룹에 해당한다.
여자는 4명 중 한 명(24%)꼴이다.
이들은 설사 현재 뱃살 병이 없더라도 이내 곧 내분비·심혈관질환이 생길 잠재 환자인 것이다.
뱃살 병 위험 그룹(허리둘레 남자 90㎝ 이상, 여자 85㎝ 이상)은 30대는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많다.
그러다가 나이 들면서 여자의 허리둘레가 점차 늘어나 60대부터는 남녀 역전 현상이 생긴다.
노년층에서는 여성 뱃살 위험 그룹이 더 많아진다.
이는 폐경과 관련 있다.
여성호르몬은 잉여 지방이 배 안의 내장에 쌓이는 것을 줄여주는 효과를 내나,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복부로 지방이 몰리기 때문이다.
젊은 남성의 뱃살은 나이 든 사람의 뱃살보다 더 위험하다.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허리둘레가 90~94㎝(35~37인치)인 남자는 30대는 5년 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5배지만,
같은 허리둘레라도 40~50대는 2배, 65세 이상은 1.8배다.
이런 현상은 고혈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오상우 교수는 "젊은 사람들은 뱃살이 나왔어도
건강에 대한 경각심이 덜해 음주나 과식, 운동 부족 등 뱃살이 늘어나는 생활을 지속한다"며
"우리나라에서 뱃살 질환 최대 위험 그룹은 30~40대 남자 직장인과 폐경기 이후 여성"이라고 말했다.
[살 찌면 왜 배부터 나올까]
내장 사이 신축성 있는 공간, 잉여 지방 보관창고 역할 '남산형 뱃살' 만들게 돼
살이 찌면 왜 배부터 나오는 걸까.
남성의 뱃살은 주로 배 안의 내장과 내장 사이에 지방이 쌓이면서 생긴다.
이 때문에 배가 불룩해지는 남산형 뱃살이다.
여자는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지방을 피부 밑에 쌓아 두는 경향이 있어 피부가 접히는 뱃살이 많다.
하지만 폐경 후 여성호르몬 감소로, 나이 들면 여자도 남산형 뱃살이 된다.
내장과 내장 사이에는 애초에 지방세포가 많아 과잉 칼로리가 이곳에 지방으로 잘 축적된다.
내장 사이는 공간이 넓어 늘어나는 지방세포를 받아들이기에 신축성 좋은 공간이고, 움직임도 거의 없다.
잉여 지방의 보관 창고로 쓰기에 딱 좋은 곳이다.
간(肝)은 지방이 모자라면 만들고, 남으면 보관하도록 하는 지방 활용 장기인데,
내장 사이 지방은 혈류역학상 간 혈관과 밀접하여 지방 물류 창고로 쓰기에도 적당하다.
이렇게 쌓인 내장 지방은
혈당 조절과 지방 분해에 관여하는 인슐린을 잡아먹어 당뇨병 발생 위험을 높이고,
지질 대사 이상을 일으킨다.
인터류킨 등 염증 촉진 물질을 분비하여 암 발생과 노화도 촉진한다.
/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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