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충남 논산)평매매운탕

몽블랑* 2009. 6. 6. 11:33


평매매운탕/충남 논산시 가야곡면(2009/06/06)

(논산 가야곡면) 평매 매운탕

민물새우와 참게 듬뿍…푹 졸인 붕어찜도 영양식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게 요리 중 하나는 상하이 게다. 늦가을이 제철이라 요즘은 상하이 게를 구경을 할 수 없지만 우리나라에도 상하이 게 못지않은 게가 있다. 바로 참게다.

상하이 게나 참게나 다 같이 민물에서 나는 게들이다. 두 종자의 공통점은 집게발에 거뭇거뭇한 털이 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알이 밴 상하이 게와 참게의 향은 은은한 꽃향기처럼 강렬하게 퍼져나간다.

참게 하면 섬진강이 주무대지만 이번에 소개하는 매운탕 집도 참게 매운탕을 맛있게 끓일 줄 아는 집이다. 이름부터 구석배기에 박힌 산골짜기 같은 여운을 풍기는 논산시 가야곡면에 있는 평매 매운탕집이다.

참게 매운탕(소 3만원, 대 5만원)은 얼큰하고 후련한 맛을 낸다. 냄비 바닥에는 시래기와 무를 깔고, 갖은 양념을 해서 끓이다가 미나리, 고추, 파, 마늘을 넣고 다시 끓여 내온다. 밥상 위에 올려놓은 휴대용 가스 레인지 위에서 다시 끓여가면서 먹다보면 얼큰한 냄새가 후각을 자극한다. 국물을 한 번 떠먹어보면 맛이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시원한 맛의 포인트는 민물새우에 있다. 국물 속에 떠돌아다니고 있는 수십 마리의 민물새우들이 얼큰한 국물 맛에 개운함을 더하는 것이다. 참게는 작아도 비싸다. 이 동네에서는 잡히지 않아 오래 전부터 거래하던 집에서 대준다고 한다. 섬진강 하구의 하동에서 올라오는 참게가 주인 아주머니의 손맛으로 얼큰하면서도 개운한 매운탕 맛으로 변하는 것이다. 요즘은 참게에 알이 꽉 차 있다. 한 마리 끄집어내서 배딱지를 떼보면 노란 알들이 보기에도 탐스럽다. 참게 맛의 핵심은 바로 이 알 맛이다. 입에 넣으면 향긋한 향기가 코로도 전달된다. 무작정 먹지 말고 입안에서 느릿느릿 돌려가면서 드시기 바란다.

같은 방법으로 메기 매운탕(소 2만원, 대 3만5000원)도 끓인다. 참게나 메기나 들어가는 주재료가 다를 뿐 끓이는 방법은 똑같다. 바닥에 깔린 시래기나 무에 국물 맛이 잘 배어 있어야 매운탕은 맛있는 법. 얼큰한 국물과 함께 어울려 먹는 시래기 줄기가 입술을 치면서 매운 자극을 더한다.

매운탕도 괜찮지만 붕어찜(일인분 1만원)도 이 집에서 자랑스럽게 내놓는 메뉴다. 붕어조림이라 해야 더 어울릴 것 같은데 전국 어딜 가나 붕어찜이라는 이름으로 판다. 하지만 단순하게 찌는 게 아니라 적절한 시간 동안 푹 졸여야 제 맛이 난다. 붕어만 먼저 따로 끓이다가 시래기와 갖은 양념을 넣고 무친 후 붕어 아래 집어넣어서 다시 끓인다. 붕어 내장을 제거한 후 내장이 있던 자리에는 대추, 인삼, 은행, 마늘 등 갖은 재료를 집어넣는다. 이렇게 해서 다시 졸이다가 고추장 베이스의 얼큰한 소스를 얹어서 내온다. 요즘 붕어는 다 알이 배 있다. 자그마한 붕어에도 하나같이 알이 배 있어서 알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때다. 잔가시가 많아서 일일이 제거하는 게 귀찮은 걸 제외하면 매콤한 양념 맛이 제대로 밴 붕어 맛을 볼 수 있다. 하기야 붕어 살점을 입에 넣고 오물오물 거리면서 잔가시를 빼내는 게 어쩌면 붕어를 먹는 참 맛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평매 매운탕이 문을 연 지는 7년 정도가 지났다. 논산, 대전 일대에서는 이미 명소가 된 집이고 서울 손님들도 많이 찾아온다. 가게 뒤에 펼쳐진 탑정 저수지는 무척 넓은 저수지다. 밤이면 낚시꾼들이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있는 고즈넉한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탑정 저수지에서는 쏘가리나 메기가 많이 잡힌다. 이 집 매운탕 맛에 포인트를 주는 민물새우도 이 저수지에서 잡히는 것들이라고 한다.

찾아가는 길은 결코 쉽지가 않다. 호남고속도로 논산 톨게이트를 빠져나가자 마자 우회전해서 지방도로로 접어든다. 가야곡면 소재지를 지나서 연산가는 길로 계속 가다보면 매운탕 집 간판들이 보인다. 초행길에 당황하지 않으려면 미리 전화를 걸어서 가는 길을 알아보는 게 낫다.

-영업시간 : 12:00~21:00 까지 -휴일 :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좌석 : 50석(예약가능/미리 예약하면 더욱 편리함) -주차 : 가능 -카드결제 : 가능 -전화번호 : (041) 741-0926, 6069 , 016-465-3582 -무료전화번호 : 080-3030-3582 -주소 : 충남 논산시 가야곡면 산노2리 229-11 번지 /고형욱 맛칼럼니스트 /2001/06/07자 주간조선에서 펌 <평매매운탕집 사진(2009/06/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