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문(肛門)

고3때 였습니다. 
마지막 시험으로 생물시험을 보았습니다. 
마지막 문제의 답은 "항문(肛門)" 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그 단어가 생각나지 않아 미쳐 죽을 지경였습니다. 
한 문제라도 더 맞추겠다는 욕심에 머리를 쥐어짜고, 
대가리를 뜯다가 결국 " 똥구멍 " 이라고 쓰고 말았습니다. 

정말 그것밖에는 
머리가 텅스텐이라, 
다른 단어는 생각나지 않았습니다.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를 듣고 정답이 " 항문 " 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게다가 생물 선생님께서는 " 항문 " 이외에는 다 틀리게 한다고 발표를 하셨지요. 

그래서 전 안되겠다 싶어 선생님께 찾아갔습니다. 
" 선생님~!! 똥구멍도 맞게 해주세요. 
'항문' 은 한자어지만 '똥구멍'은 순수 우리나라 말이잖아요. 
맞게 해 주세요 "

제 울음공세와 
순 우리말이라는 사실을 강조하여 " 똥구멍 " 까지는 맞게 해주신다고 해줬습니다. 

그 얘기를 
들은 애랑마담은 자기도 맞게 해달라고 내민 답이 " 똥꾸녕 " 였습니다. 
생물 선생님께서는, 그건 사투리라서 안 된다고 하시고, 
옆에 계신 국어 선생님께서도 곤란한 듯 틀리다고 하셨습니다. 

그러자, 
흥분한 애랑마담은 "이건 생물 시험이지 국어 시험은 아니지 않냐 "고 박박 우겼습니다. 

그러자, 
선생님께서는 생각해 보시겠다고 하셨죠. 
그때, 갑자기 몇 명 친구들이 우르르 교무실로 가서 자기도 맞게 해달라고 했습니다. 
그 친구들이 쓴 답은 이런 것이었습니다. 

" 똥꾸녘 " " 똥구녘 " " 똥꾸멍 " " 똥꾸녕 " " 똥구녕 " 등등. 
생물 선생님께서는 근 1주일 가량을 똥구멍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결국은 다 틀리게 하고 
'항문'과 '똥구멍'만 맞게 해 줬답니다. 

그 중에 
한 명은 가서 항의해 보지도 못하고 쓴 웃음만 지었답니다. 
그 친구가 쓴 답이 뭘까요?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똥 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