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나이를 먹어간다는 것

몽블랑* 2013. 10. 1. 12:30

남미의 아마존강에 사는 육식어 피라니아를 수조에 넣고 이런 실험을 했다고 한다. 
피라니아가 먹이를 받아먹기 위해 수조 한쪽 끝으로 몰렸을 때, 
수조의 한가운데를 투명한 유리판으로 막는다. 

식사를 끝내고 반대쪽으로 헤엄쳐 가려던 피라니아는 투명한 유리판에 부딪힌다. 처음에 피라니아는 끊임없이 돌진하지만 번번이 고통만을 얻게 된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은 차츰 환경에 적응하게 되고, 유리판을 향해 돌진하기를 멈춘다.

몇 주일 후 유리판을 치워버려도 피라니아는 예전처럼 자유롭게 헤엄치려고 하지 않는다. 수조 가운데쯤 가다가 자진해서 돌아온다. 그들이 말을 할 줄 안다면 투명한 유리판 앞에서

'여기가 끝이야, 나는 여기서 더 갈 수 없어, 더는 못 가!'

라고 외칠지도 모른다.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면서 사람들은 대부분, 스스로가 정한 한계에 점점 익숙해져간다. 익숙한 곳을 벗어나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일 자체를 두려워한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말라고 강요하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도 자신이 알아서 스스로의 한계를 정하는 것이다.

익숙한 안전지대를 벗어나 발전지대로 나아가기 위해 그 경계선을 넘으려 할 때마다 내 마음 한 편에서 귀에 익은 목소리가 이렇게 속삭인다.

'그만 둬, 너무 힘들잖아.', '나중에 해도 돼', '넌 못 해', '오늘은 그냥 쉬자', '위험할지도 몰라.'

어려움 앞에서 누구나의 마음속에 떠오르는 목소리다.

이런 속삭임은 나의 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다. 수조 속 피라니아로 살 것인가? 자유로운 강물 속 피라니아로 살 것인가? /공병호 <초콜릿>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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