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완주)화암사

몽블랑* 2008. 8. 10. 12:30


불명산 화암사/전북 완주군 경천면 가천리(2008/08/10)

불명산 화암사

오래된 것들의 묵은 맛이 이렇지 싶다. 세월이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는 절. 그곳이 바로 전북 완주의 화암사다. 이즈음 대부분의 절들이 일주문 앞까지는 물론 이고, 심지어 법당 앞까지도 길을 놓아 차를 타고 갈 수 있지만, 불명산 중턱 에 앉아있는 화암사에 당도하려면 참나무숲과 계곡을 따라 20분쯤 어둑어둑 한 산길을 올라야 한다. 500여년전 화암사 중창비에 씌어진 바위벼랑의 허리 에 너비 한 자 정도의 가느다란 길이 있어 그 벼랑을 타고 들어가면 절에 이 른다는 글 그대로다.

화암사 우화루는 단청의 화장기가 다 씻겨진 정갈한 모습으로 서있다. 아니 우화루뿐만 아니 고 절집의 모든 건물이 오랜 세월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 있다. 문지방을 둥 글려 놓은 우화루 옆의 작은 문으로 들어서면 ㅁ자형 마당에 적묵당과 극락 전, 불명당이 둘러서있다. 우화루와 적묵당은 지붕이 맞닿았고, 적묵당 지붕 은 다시 극락전의 풍판 안으로 들었다. 화암사에서 가장 눈길을 붙잡는 것이 바로 극락전. 서까래에 널판(하앙)을 넣어서 처마를 길게 뽑아 세운 하앙식 구조다. 이런 구조의 건축물은 국내에서 이곳이 유일하다. 극락전 안의 불상 위에 깎아 세운 화려한 닫집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곳은 여럿이 왁자지껄 찾아가는 절집이 아니라, 스스로 고요하게 자신을 되돌아 보고 싶을 때 찾아가면 좋은 곳이다. 고즈넉한 봄날의 오후에 산길을 걸어 화암사에 들어서 불명당 툇마루에 앉아 있노라면, 저절로 마음이 평안해지 리라.

시인 안도현은 그의 시에서 화암사 내사랑/ 찾아가는 길을 굳이 알려주지는 않으렵니다고 썼다. 세상의 뒤를 그저 쫓아다니기만 하였다는 시인은 화암사를 몰래 감추 어두고 사랑하겠다는 요량이었으리라. /인터넷 검색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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