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초겨울 제주로 떠나는 별미기행

몽블랑* 2011. 11. 29. 21:21
	

▲참치만한 대방어를 횟감으로 손질하는 모습.

◆'세계 7대경관'에 오른 겨울 제주는 매력 그 자체다. 푸근한 날씨에 곳곳에 산재한 세계적 비경을 둘러보자면 일주일도 모자라다. 특히 큼직한 대방어에 뜨끈한 몸국으로 별미기행까지 곁들인다면 몸과 마음이 흡족한 여정을 꾸릴 수 있다.

어느덧 12월이다. 한 해를 마감하는 즈음 어디를 여행하면 좋을까. 초겨울은 차가운 날씨가 낯설다. 따라서 좀 따뜻한 곳을 찾으면 낫겠다. 차가울수록 더 선명해지는 바닷빛깔과 붉은 낙조가 있는 제주도가 안성맞춤이다. 제주도 서쪽 끝자락 수월봉에 서면 산정에서 바라보는 차귀도의 낙조가 일품이다. 특히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수월봉 화산쇄설암의 퇴적구조'에서 자구내 포구까지 이어지는 노두길을 걷노라면 밀려드는 파도소리에 한 해 묵은 스트레스가 말끔히 씻어 지는 듯하다. 그뿐인가! 이즈음 제주도를 찾으면 맛난 별미거리가 즐비하다. 쫄깃한 방어가 제철이고, 고소한 꿩고기에 뜨끈한 몸국이 겨울 추위를 다 녹여 준다

▲대방어회

◆세계 7대경관도 식후경! 초겨울 제주 별미기행

▶겨울철 최고의 횟감 '대방어' 이즈음 제주도에서 맛볼만한 별미로는 '방어'를 꼽을 수 있다. 초겨울 방어는 연중 살이 가장 토실하게 올라 육질 또한 쫄깃 고소하다. 특히 큼지막한 대방어는 특유의 고소한 맛으로 겨울철 최고의 미식거리가 되고 있다.

제주 토박이 미식가들은 제주시 연동 그랜드호텔 인근에 자리한 '마라도 회집'을 최고의 '대방어' 요리 맛집으로 친다. 예로부터 제주 어민들은 마라도 해역에서 자리돔을 먹고 자란 방어를 낚아 올렸다. 이른바 '자리방어'가 그것이다. 고소한 자리돔을 먹이로 삼았으니 방어의 육질 또한 기름지고 고소하다. 마라도 인근 갯바위 주변은 자리돔 서식처로 방어떼가 몰려들고, 어민들은 쉽게 건져 올린 자리돔을 미끼삼아 방어 조업을 했던 것이다.

대방어는 성어가 보통 6~15kg 정도로 얼핏 보기에 참치만큼 큼직하다. '생선은 클수록 맛있다'는 속설을 증명해주는 게 바로 '대방어'다. 마라도회집에서는 등살, 뱃살 등 방어의 여러 부위를 골라 먹을 수 있다. 방어 내장 수육은 마치 순대를 만들어도 될 만큼 큼직하고 고소하다. 쫄깃거리는 뱃살은 참치에 비길 바 아니다, 붉은 등살도 부드럽고 구수한 맛이 일품이다.

▲방어 수육

이 집은 맛난 대방어 맛을 보기 위한 식객들로 연중 문전성시다. 오후 4시부터 새벽 1시까지 문을 여는데, 오후 6시부터는 아예 예약도 받지 않는다. 주인 이용호 사장의 영업방식도 독특하다. 양질의 횟감을 상에 올리는 대신 여느 회집처럼 서비스 안주나 커피는 없다. 이 사장은 "대방어가 맛있다는 것을 아는 제주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다"면서 "대방어는 제주도에서만 제 맛을 볼 수 있는 특화된 횟감"이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메뉴도 다양하다. 대방어 한도마 15,000원, 대방어 한접시 25,000원. 뼈 소금구이 10,000원, 내장수육 15,000원. 신김치 머리탕 15,000원. (064)746-2286 (주소) 제주시 연동 262-10 (그랜드호텔인근)

▶국물 맛이 시원 깔끔한 새로운 스타일의 '몸국'

제주의 토속 별미로 빼놓을 수 없는 게 '몸국'이다. 몸국은 돼지를 삶은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이는데, 제주 토박이들의 잔치음식으로 더 유명하다. 구수한 국물의 깊은 맛이 느껴지는 별미이지만, 기름진 음식을 싫어하는 외지인이라면 썩 내키지 않는 메뉴이기도 하다. 이 같은 점을 고려해 선보인 몸국이 있어 인기다. 제주시 용담동 용연구름다리 앞에 자리한 '김희선 제주 몸국'이 바로 그곳이다. 이 집의 것은 전통방식과는 좀 다르다. 건강과 외지인들의 입맛을 고려해 나름대로 현대식으로 개량을 한 경우다. 여느 몸국이 고소하지만 느끼하고 걸쭉한 반면, 이 집 것은 시원하고 매콤 깔끔하다. 특히 아삭아삭 씹히는 모자반의 식감이 좋다. 때문에 아침 해장국으로도 인기다. 제주토박이들에게 몸국은 각별한 의미를 지녔다. '나눔'의 정서를 담고 있는 것이다. 어려운 시절, 고깃국물 한 번 변변히 먹지 못하던 때 잔치집에서 돼지를 삶아낸 육수에 모자반을 넣고 끓여 한 대접씩 비우던 몸국은 그야말로 특식이었다.

▲방어 아가미 소금구이

몸국은 건강식이기도 하다. '김희선 몸국'의 김희선 사장(48)에 따르면 모자반이 혈관확장에 효험이 있어 뇌졸증 등 성인병예방에도 좋을 뿐더러. 여성들에게는 주름 개선 등 미용에도 효과가 있다는 것. 김 사장은 20년이 넘게 한정식 집을 운영했다. 용두암 인근에서의 몸국 장사는 올해로 3년째. 친정어머니가 수십 년 끓여 온 몸국의 손맛을 나름대로 재해석해 선보이고 있는 중이다.

김 사장은 "외지 관광객들이 제주 몸국이 너무 느끼해서 잘 못 비우는 것 같아 듬뿍 넣던 고기를 빼고 아예 깔끔한 국물을 선보이게 됐다"고 했다. 대신 싱싱한 모자반을 넣고 끓여 모자반의 식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이 집 몸국의 가장 핵심은 육수다. 깔끔한 육수를 얻기위해 돼지 사골을 스무 시간 이상 푹 고아 국물을 낸다. 여기에 구아바 잎을 넣는 것도 특징인데, 구아바 잎이 기름기와 잡냄새를 잡아주는 역할을 한다.<

이 집 몸국은 신선하다. 주문 후 일일이 새로 끓여 준다. 미리 끓여 놓으면 모자반이 흐물므물 녹아버리기 때문이다. 토종 몸국은 국물에 메밀가루를 풀어 걸쭉하게 하지만 이 집은 수제비 반죽을 별미로 떼어 넣어 국을 끓인다. 육수에 모자반, 수제비, 다진마늘, 다짐양념을 넣고 1분 여 파르르 끓이면 몸국이 완성된다. 여기에 다진 파와 청양고추를 웃기로 얹는다. 가격은 5,000원. 제대로 된 건강식이라고 반응이 좋다고 한다. 맛을 잊지 못한 사람들은 택배 주문도 한다. (064)745-0047 (주소) 제주시 용감2동 454-1 (용연다리앞)

▲김희선 몸국

▶야들야들 고소한 '꿩요리'

겨울철 제주도의 또 다른 별미는 '꿩요리'다. 제주도에는 꿩이 유독 많이 서식해 토박이 미식가들이 연중 별미거리로 삼고 있다. 꿩은 겨울을 나기위해 살을 찌운 요즘이 제일 맛나다. 겨울철엔 뜨끈한 국물을 곁드릴 수 있는 샤브샤브가 제격인데, 꿩요리 전문점으로는 서귀포시 상예동에 자리한 대유랜드를 꼽을 수 있다. 이곳은 일본인-중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아 꿩고기맛을 즐기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꿩샤브샤브는 펄펄 끓는 육수에 미나리, 배추, 무 등 야채를 넣고, 야들야들 부드러운 꿩고기를 살짝 데쳐 먹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솔잎 가루를 넣어 솔 향이 폴폴나는 메밀면을 끓여 먹는 것으로 마무리하면 이만한 별미가 또없다. 꿩은 닭이나 오리와는 달리 기름기가 적다. 때문에 담백한 육질에 국물 맛도 느끼함 없이 시원하다. 대유랜드의 허은정씨는 " 꿩고기 국물은 겨울철 감기예방에도 좋고, 특히 고기는 다이어트에 그만"이라고 귀띔한다. 꿩은 몸집이 작아 1마리에 2인분(240g)정도의 고기를 얻을 수 있다. 꿩샤브샤브 14,000원(1인 기준), 이밖에도 이 집에서는 꿩사시미(19,000원), 꿩다리구이(19,000원), 꿩전골(14,000원), 꿩 튀김(14,000원), 꿩만두(9,000원) 등을 맛볼 수 있다. (064)738-0500

▲모자반

◆밥먹고 뭘할까? '수월봉~자구내포구' 트레킹

제주지질공원을 대표하는 지질유산 중 겨울철 찾을 만한 곳이 있다. 수월봉이다. 수월봉은 제주섬의 서쪽 끝자락에 있어 겨울철 최고의 낙조 감상 포인트로 꼽히는 곳이다. 때문에 겨울철 제주 여정에 수월봉은 필수 방문코스가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관광객은 일몰 무렵 급하게 수월봉을 찾았다가 낙조에 감탄하며 허겁지겁 다른 코스로 이동하기 바쁘다. 그러나 수월봉 발 아래에는 세계 최대의 장관이 펼쳐진다. 천연기념물 제 513호인 '수월봉 화산쇄설암의 퇴적구조'가 그것으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된 보기 드문 비경이다.

특히 수월봉 공원 바로 아래 깎아지른 벼랑은 그 높이만도 30여 미터에 이른다. 마치 거대한 캔버스를 연상시키는 퇴적구조는 가늘고 촘촘한 줄무늬가 가로로 죽 이어져 있는데, 기하학적 무늬로 가득한 거대 벽화에 다름없다. 지질학자들은 이 절벽 바로 앞 바다에서 화산이 폭발했고 하늘로 솟구쳤던 화산지질이 분화구 주변에 쌓여 만들어 진 것이라고 설명한다.

▲꿩샤브샤브

수월봉에서 자구내 포구 가는 길은 최고의 트레킹 코스이다. 제주 올레길 12번 코스와도 겹치는 구간으로, 해안을 따라 굽이치는 노두길은 최고의 경관을 자랑한다. 엉알(절벽아래)과 용암 기암괴석은 물론, 멀리 차귀도와 와도, 자구내 포구, 풍력발전단지, 당 산봉이 한 눈에 들어와 멋드러진 이국적 풍광을 연출한다.

바다와 붙은 노두길은 청량하고 맑은 물을 접하며 걷는 길이다. 제주바다의 잉크 처럼 푸른 물이 검정 화산용암에 부딪혀 새하얀 포말을 이루고, 엉알 틈새에서 떨어지는 맑은 용천수로는 목을 축일 수 있다.

노두길에서 만나는 자구내포구는 작지만 재미난 곳이다. 우선 차귀도의 모습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자구내 포구에서 차귀도를 바라보면 마치 독수리의 비상직전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날개모습을 볼 수 있다.

▲꿩 다리살

▲◇제주섬의 서쪽 끝자락 수월봉 아래 펼쳐진 천연기념물 제 513호인 '수월봉 화산쇄설암의 퇴적구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장관이 펼쳐져 있다. 겨울철 수월봉의 낙조와 더불어 들를만한 명소다.

▲수월봉 (제주시 한경면 고산리 3763)

▲자구내포구의 등대

▲용연

*스포츠조선 : 김형우 기자의 맛있는 여행(2011/11/29자)

(몽블랑이 직접 마라도 횟집에서 맛본)대방어회 한접시(2011/12/09) -대방어회 한접시 25,000원, 신김치방어내장탕 15,000원 -마지막사진은 대방어(6kg이상급)의 뱃살부분 (참기름소금에 찍어 먹으면 맛이 너무 좋아 눈이 저절로 감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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