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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문경찬

몽블랑* 2013. 10. 1. 10:31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문경찬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말라버린 나무가지에 새순을 돋게 하는 일이며 예쁜 장미꽃 한송이를 피워내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소년은 청년이 돼가는 일이며 청년은 중년이 돼가는 일이고 중년은 노인이 돼가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어느 날 문득 가슴이 통하는 어느 한 사람을 만나 애틋한 연정을 느끼게 하는 일이며 가슴이 벅차 오르도록 아름답게 사랑을 키워가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그 사람이 없으면 삶의 의미조차 없는 것처럼 사랑하다가 얼음조각을 삼켜버린 것 같은 이별의 아픔을 만들어 내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심장이 멎을 것 같던 가슴의 통증마져도 흐릿해지도록 치유해 가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결코 가슴 속에서 지우고 싶지않았던 아름답고 소중했던 사람에 대한 애틋한 기억마져도 지워지게 하는 슬픈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것은 작은 틈새도 없이 촘촘히 박혀 있던 사랑의 마음 속에 미움이 스며들게하는 일이며 퍼렇게 날이 선 미움조차도 아련한 그리움으로 승화 시켜가는 일이다.

시간이 흘러 간다는 일은 그 사람의 기억 속에서 내가 지워져 가는 일이고 나의 기억 속에서 그 사람에 대한 기억이 조금씩 지워져 가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