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자나무/천안(2009/04/08)
그리운 꽃편지 / 김용택
봄이어요.
바라보는 곳마다
꽃은 피어나며
갈 데 없이 나를 가둡니다.
숨막혀요.
내 몸 깊은데까지
꽃빛이 파고들어
내 몸은 지금 떨려요.
나 혼자 견디기 힘들어요.
이러다가는 나도 몰래
나 혼자 쓸쓸히 꽃 피겠어요.
싫어요.
이런 날
나 혼자 꽃 피긴
죽어도 싫어요.
꽃 지기 전에
올 수 없다면
고개 들어 잠시
먼 산 보셔요꽃,피어나지요!
꽃 보며
스치는 그 많은 생각 중에서
제 생각에 머무셔요.
머무는 그곳,
그 순간에 내가 꽃 피겠어요
꽃들이 나를 가둬,
갈 수 없어
꽃그늘 아래 앉아
그리운 편지 씁니다.
소식 , 주셔요...